엑스포 참패 예상 못한 언론의 ‘무능’ 혹은 ‘아부’ 본색

엑스포 참패 예상 못한 언론의 ‘무능’ 혹은 ‘아부’ 본색

주식 : 지난주 언론의 뉴스와 디지털 여론 플랫폼을 뒤흔든 키워드는 ‘엑스포’였다. 11월 24일부터 12월1일까지 한 주간 키워드 분석 결과.언급량이 가장 많이 상승한 키워드였다. 언론 뉴스에서는 133단계, SNS에서는 465단계, 커뮤니티에서는 231단계 급상승해 최다 언급량 10위권 안에 올랐다.

카지노 : ‘엑스포’가 언론 뉴스와 디지털 플랫폼에서 큰 관심을 끌게 된 이유는 불행히도 국민들이 받은 충격 때문이다. ‘119대 29’라는, 프랑스 파리에서 날아온 엑스포 개최지 투표 결과를 국민들은 전혀예상치 못했던 것이다.

결과를 접한 국민들은 적어도 세가지 점에서 놀라움에 빠졌다. 국제적 망신이라 할 만큼 큰 차이의 패배에 놀랐고, 이 참패를 ‘석패’ ‘졌잘싸’라고 부른 한국 언론의 황당한 보도에도 입을 다물지 못했다. 그리고 이런 참패를 제대로 예측 못한(혹는 예측 안한) 한국 정부와 한국 언론에 한 번 더 놀라야만 했다.

정부여당은 주요 패인을 ‘오일머니를 앞세운 사우디의 물량공세’와 ‘문재인 정부’ 탓으로 돌렸다. 정부여당의 엑스포 낙관론과 ‘대역전론’을 호들갑스럽게 보도했던 언론은 늦게나마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복기(復棋)’에 들어갔다. 언론은 정부가 판세를 오판했으며, 외교력과 정보력에 큰 문제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언론이 지적해야 할 문제는 한가지가더 있다. 언론 자신의 문제다. 정부의 근거없는 낙관론과 허황된 ‘막판 반전론’ 또는 ‘대역전론’을 그대로 받아쓰기 보도만 했을 뿐, 단 한 번도 이 정부의 무능하고 잘못된 외교, 유치 과정의 오류, 미숙한 홍보, 부족한 정보력, 과장된 보고 등에 대해문제제기를 하지 않은 언론의 문제에 대해서는 스스로 반성하지 않고 있다.

지난 11월 29일 새벽 최종 투표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언론의 보도를 보면 민망할 따름이다. ‘부산 대역전극 노린다’ ‘2차 결선투표 이루어질 가능성 90% 넘을 것’ (YTN 등), ‘외교부, 엑스포 박빙승부 예상’(한국경제 등), ‘북한 빼곤 다 갔다’ ‘509일간 지구 495바퀴’ (조선일보), ‘막판 역전으로 부산엑스포 유치’(중앙일보), ‘오늘밤 뒤집는다’(동아일보) 등 온통 이 정부의 엑스포 유치 노력을 칭찬하고 그 노력에 힘입어 판세가역전될것이라는제목의 뉴스였다.

중앙일보가 뉴스검색 사이트인 ‘빅카인즈’에 전송한 ‘코피 투혼에 수리남까지 가봤다…부산 대역전극 주역들’ 기사는 ‘대역전극’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미리 써놓은 기사다. “29일 오전 ==시”라고 발표시간을 비워둔 채 “부산 엑스포 유치 성공이라는 대역전극 뒤에는 민관 협력의 땀방울이 고스란히 배어있었다”이라고 쓴 이 기사는 기사가 아니라 한 편의 '소설'이다. 기자와 언론사가 부산 엑스포 유치에 대한 희망이 절절했기 때문인지정부를 칭찬하고 싶은 마음이 너무 앞섰기 때문인지는 알 수 없지만, 이 기사는 결국 이 정부가 그토록 싫어하는 ‘가짜뉴스’가 됐다.

언론이 정부의 국제행사 유치 노력에 힘을 실어주고, 국민의 기대와 희망에 부응하는 보도를 할 수는 있다. 그러나 정부의 잘못된 정보와 발표에만 의존해 실제 분위기나 판세와는 전혀 동떨어진 소식만을 국민들에게 전달하는 것은 민망함을 넘어 기망에 가까운 일이다.

150개가 넘는 많은 회원국들이 투표에 참여하고 투표 방향을 비밀에 붙이기 때문에 국내 언론이 정확한 판세 예측을 하기는 쉽지 않다. 그러나 해외 언론이 파악한 회원국들의 분위기나 우리나라 유치단을 따라간 국내 기자들의 취재가 제대로 이뤄지고 반영되었다면 이런 엉터리 낙관론, 황당한 대역전론 보도는나올 수 없었다.

경쟁국 사우디와 한국의 엑스포 유치 전략, 홍보방식, 외교노선을 비교하고, 국제 사회가 갖고 있는 두 나라에 대한 이미지 차이를 제대로 분석했더라면예측이 이처럼 크게 빗나가지는 않았을지 모른다. 화해와 평화를 주도하고 있는 사우디의 외교노선과 미·일 추종의 대결적 외교에 대한 비교·평가가 이번 엑스포 유치에 미칠 영향 따위에는 관심조차 기울이지 않았다.

또 지난 여름 국제적 망신을 불러온 새만금 잼버리대회 실패나 윤석열 정부의 저급한 부산 홍보영상이 투표에 미칠 부정적 영향에 대해서도 언론의 지적은 전혀 없었다. 큰 격차로 질 수 있다는 정부와 유치단 참여 기업들의 내부 보고가 있었지만 언론은 이것도 전혀 감을 잡지 못한 채 치어리더처럼 춤추고 박수만 쳤던 것이다.

언론이 이렇게 엉터리 예측보도를 한 근본적인 이유는 쉽게 짐작할 수 있다. 국제 관계의흐름을 정확하고 깊이 있게 분석할 만한 실력이없거나시도도 하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 한마디로 언론의 '무능'이다. 혹은 윤석열 정부의 엑스포 유치 낙관론에 장단 맞춰 함께 호들갑만떨었기 때문이다. 어떤 언론은 무능했기 때문일 테고, 또 어떤 언론은 ‘권력에 대한 아부 본색’ 때문이었을것이다.

주류언론들이 수준 낮은 기사, 성의도 없고 내용도 부실해 결국 오보에 가까운 기사를 내는 것은 한국 언론의 신뢰를 깎아먹는 안타까운 문제다. 그리고 권력에 아부하느라 앞뒤 가리지 않고 정권 찬양 기사만쓰다가 결과적으로 오보를 쓰게 되는 한국 주류언론의 현실은 안타까움보다 국민의 분노를 사게 될 것이다.

<시민언론 민들레>는 빅데이터 여론분석 전문기업인 <스피치로그>의 ‘주간 키워드 분석’을 매주 게재합니다. ‘주간 키워드 분석’은 한 주 동안 보도된 뉴스, SNS, 커뮤니티, 유튜브 등 언론과 디지털 공간에서 나타나는 전체 여론의 동향을 보다 정확하게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줄 것입니다. 특히 디지털 기술의 발달로 시민들이 개인 미디어를 통해 적극적이고 활발히 소통하며 새로운 공론의 장을 만들어 가는 시대에 SNS, 커뮤니티, 유튜브에서 나타나는 키워드 분석은 민심의 동향을 보다 정확히 읽을 수 있는 의미 있는 자료가 될 것입니다.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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