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다닥 뛰어와 짜장면 ‘흡입’하고 나간 남성의 한마디

후다닥 뛰어와 짜장면 ‘흡입’하고 나간 남성의 한마디

큰사진보기 ▲ 총선이 끝난 다음날, 짜장면 한 그릇을 천천히 먹는 것도 호사인 사람들은 아직도 많습니다. ⓒ 최은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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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원 선거가 끝난 다음날인 오늘 늦은 오후, 창원시 성산구 버스종점 인근에 위치한 단골 중식당에서 짜장면을 맛있게 먹고 있었습니다. 손님은 저뿐이었습니다. 가게로 걸려온 주문전화가 제게도 다 들리더군요.

“네, 5분 뒤에 도착하시고, ‘짜장면 보통 하나’면 된다고요?”

잠시 뒤, 느긋한 가게 분위기와는 달리 상기된 표정으로 가게 안으로 뛰어 들어온 그 손님. 손님은 또 5분도 안 되는 시간에 그 짜장면을 허겁지겁 먹어치웠습니다.
중년의 그 남자는 음식 값으로 5천 원을 건네고는 커피자판기의 버튼을 눌렀습니다.

‘위~이잉…’

오늘은 커피가 만들어지는 그 짧은 시간이 그에게 주어진 유일한 휴식시간처럼 보였습니다. 그는 깊은 한숨을 내쉰 다음, 이렇게 말한 뒤 급히 사라졌습니다.

“아이고, 10분 있다가 또 출발해야 해서… 커피 한 잔을 제대로 마실 시간도 없네요.”

종이컵을 들고 가게를 나가는 그는 동네 시내버스 운전기사님이었습니다.

그가 떠나면서 한 말이 어찌나 쓰라리던지 제 입속에서 단맛을 내던 탄수화물이 지나가는 트럭에 가득 쌓인 수화물처럼 무거워졌습니다.

누구나 바삐 일하다 보면 점심 한 끼 천천히 먹는 것도 호사일 때가 있고 커피 한 잔 느긋하게 즐길 시간이 부족할 때도 있습니다.

살다 보면 그런 일이 생기죠.하지만, 그런 일이 반복된다면 참 쓸쓸할 것 같습니다.

그 기사님께 앞으론 그런 일이 반복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짜장면이 퉁퉁 불 때까지 동료들과 수다를 떨며 먹다가, 지난밤 총선결과를 두고 내기에서 진 누군가가 시원한 아이스 아메리카노 한 잔씩 돌리는 삶의 여유가 있기를 바랍니다.

사람들의 이런 여유로운 일상이 반복되는 봄날이기를 희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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