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와 학생이 함께 성장하는 곳” 대안교육기관 삼각산재미난학교 원녹견 교사를 만나다

“교사와 학생이 함께 성장하는 곳” 대안교육기관 삼각산재미난학교 원녹견 교사를 만나다

ai 투자 : [한국강사신문 안상현 기자] 삼각산은 북한산의 별칭으로 백운대(白雲臺, 835.6m), 인수봉(人壽峰, 811.1m), 만경대(萬鏡臺, 800.6m)의 세 봉우리가 있어서 불리게 된 이름이다. 그 산 아래 강북구 수유동에 재미난마을이 있고, 그 중심엔 재미난학교가 자리하고 있다.

ai주식/주식ai : 삼각산재미난학교는 2004년 3월 1일 미인가 대안학교로 개교하여, 서울특별시교육청 대안교육기관으로 등록한 초·중등 대안교육기관이다. ‘따뜻한 돌봄과 자유로운 배움이 일어나는 마을 속 학교공동체’ 교육철학을 지향하며, 서로 돌보고 함께 배우며 더불어 성장해가는 학교·마을공동체다.

이 학교의 학부모와 교사는 별칭으로 불린다. 자유로운 사고를 위해 어른에게는 별칭을, 학생에게는 이름을 부른다. 오늘 만나볼 주인공인 삼각산재미난학교 원녹견 교사도 ‘연두’라는 별칭으로 불린다.

Q.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삼각산재미난학교 중등과정 생활교사를 맡은 연두입니다. ‘연두’라는 별칭은 제 이름 ‘원녹견’에서 ‘綠(푸를 녹)’ 한자를 응용하기도 했고, 박성우 시인의 <아직은 연두>라는 시에서 ‘연두’라는 뜻을 가져오기도 했습니다.

<아직은 연두>라는 시에서 ‘연두’는 ‘초록’으로 가는 과정에 있는 색깔입니다. 저도 아직 미성숙하지만, 청소년들과 학교에서 ‘연두’의 풋풋함을 간직한 채 성장하겠다는 마음으로 별칭을 지었습니다.

Q. 언제부터, 어떤 계기로 삼각산재미난학교 교사로 일하게 되셨는지요?

저는 학창 시절 운 좋게도 토론 등 참여식 교육을 받았습니다. 모두가 참여하는 교육방식이 너무 인상 깊게 남았습니다. 덕분에 어린 시절부터 ‘모든 아이가 소외되지 않는 수업’을 만드는 교사가 되고 싶었습니다.

중학교 때 대안교육기관 간디학교를 방문한 적이 있었는데, 그때부터 자연스럽게 대안학교에 관심이 생겼습니다. 국어 과목이 사람과 사회를 바꾸는 데에 가장 큰 힘이 있다고 생각해서 국어 교사를 꿈꿨고, 사범대학 졸업 후 2020년 12월에 삼각산재미난학교 교사가 되었습니다.

저는 서울에 있는 대안학교 대부분 조사해 보았는데, 삼각산재미난학교의 교육철학이 가장 마음에 들었고 저와 결이 잘 맞겠다고 생각했습니다. 특히 학생들이 직접 수업과 여행을 계획한다는 점, 교사와 평어를 사용한다는 점, 그리고 마을 공동체 안에서 살아간다는 점이 가장 강렬하게 끌렸습니다.

Q. 삼각산재미난학교의 교육철학은 무엇인가요?

삼각산재미난학교의 교육철학은 한마디로 자유로운 배움, 따뜻한 돌봄, 그리고 마을 속 학교공동체입니다.

자유로운 배움은 학생들이 수업 시간표 구성에 직접 참여하고, 1년에 세 번 가는 여행을 직접 기획하며, 스스로 배우는 힘을 기를 수 있는 교육철학입니다. 초등과정에서는 매주 수요일마다 온종일 스스로 모임을 만들고 참여하는 ‘자기활동 과정’, 중등과정에서는 개인 또는 팀으로 구성된 ‘프로젝트 수업’이 대표적입니다.

따뜻한 돌봄은 권위에 눌리지 않는 자유로운 사고를 위한 교사와 학생 간 평어 사용하기, 학년 통합 등 나와 타인을 이해하고 따뜻한 관계를 형성하는 교육철학입니다.

마을 속 학교공동체는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말처럼 학교와 마을이 긴밀하게 밀착되어,다양한 사람들과 연결되고 만남으로써 교육을 실천하는 교육철학입니다.

Q. 중등과정은 초등과정과 어떤 점이 다른가요?

중등과정은 초등과정의 ‘자기활동’을 심화해‘개인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초등과정의 ‘우리모둠’을 심화해 ‘팀 프로젝트’를 진행합니다. 프로젝트 수업은 크게 세 가지 의미가 있습니다.

첫 번째,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자신이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발견합니다. 힘든 시간을 이겨내는 열정과 의지를 배웁니다. 두 번째, 좋아하는 것을 발견하지 못하더라도프로젝트라는 도구를 통해 좋아하는 것을 발견하는 방법을 경험합니다.

세 번째, 프로젝트를 통해 ‘계획과 평가’를 반복적으로 경험합니다. 중등과정 3년간 5차례 프로젝트를 수행하면서 스스로 계획하고 평가받는 연습을 꾸준히 경험합니다. 서로 주고받는 피드백 문화는 프로젝트 수업 너머 일상의 학교생활로 이어져,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끄는 성숙한 소통문화로 자리 잡게 됩니다.

또한, 중등과정은 1~3학년이 한 반으로 활동합니다. 학년 간 교류를 통해 청소년들의 관계가 넓어지고, 학년을 넘나들며 배운다는 점에서 감동할 때가 많습니다. 가령, 프로젝트 발표 경험이 많은 3학년이 1~2학년에게 PPT 제작하는 방법, 발표자료 준비하는 방법 등 알려줍니다. 교사인 제가 가르치는 것보다 훨씬 효과적으로 전달합니다.

1~3학년 통합반 운영의 또 다른 장점은 교과통합 교육입니다. 제도권 학교에서는 교사마다 제각각 교과목을 가르칩니다. 과목마다 교과통합 교육을 하려면 조율해야 하는 것이 무척 많습니다.하지만 재미난학교에서는 수학에서 배운 것을 과학에서 응용하고, 역사 시간 배운 것을 여행 가서 응용하기도 합니다.

Q. 중등 학생들이 졸업하기 전에 꼭 배우고 익혔으면 하는 것이 있다면?

첫째, 무언가 몰입해서 열심히 해본 경험, 둘째, 친구들과 깔깔 웃으며 지금 현재를 즐기는 경험, 그리고 셋째,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며 시야가 넓어지는 경험을 해봤으면 좋겠습니다. 특히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는 경험은 재미난마을의 탁월한 장점입니다.

마을 공동체답게 다양한 직업군의 마을 강사가 존재합니다. 현업에 종사하는 마을 어른과 학부모가 모두 강사로 참여해주기 때문입니다. 영상 편집, 수학학원 강사, 과학아카데미 운영자, 코딩 개발자 등 모두가 일일 강사입니다. 이런 어른들과 함께 몰입하고, 현재를 즐기고, 다양한 사람을 만나는 경험이 수업과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학생들에게 스며듭니다.

Q. 교사로 생활하면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작년에 중등 청소년들과 여행 가서 매일 하루닫기로 오늘 찍은 사진을 다 같이 보면서, 배꼽 잡고 웃었던 순간들이 제일 행복한 기억으로 남습니다. 처음으로 1학년부터 3학년까지 꽉 채운 중등과정을 맡아서 부담감이 컸지만, 즐겁기도 하고 행복한 시간들이었습니다.

작년을 돌아보면, 첫 졸업생을 배출한다는 생각에 부담스러웠지만, 무사히 졸업프로젝트와 해냄식(졸업식)까지 마쳐서 뿌듯한 해였습니다.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보다는 그 학년의 분위기와 행복했던 순간이 마음 속에 잘 남겨진 듯합니다.

첫 단독 반을 맡았던 초등과정 3학년도 아기자기 정말 귀여웠고, 첫 생활교사였던 초등 4, 5학년 통합반도 시끌벅적 즐거웠습니다. 앞으로도 이렇게 행복한 순간들이 잘 쌓여가면 좋겠습니다.

Q. 학교 일과 외 시간에는 주로 무엇을 하시나요?

요즘은 운동을 많이 합니다. 건강한 몸에 건강한 정신이 깃든다는 말처럼 에너지 넘치는 학생들과 함께 하려면 체력이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걸 많이 느꼈습니다. “오래 가는 교사가 좋은 교사다.”라는 말을 동료 교사에게 들었을 때, 오래 가기 위해선 운동을 해야겠다는 결심을 했했습니다.

헬스장을 열심히 다니고 있고 산책하는 것도 좋아합니다. 노래 듣는 것도 엄청 좋아해서 업무 시간 이외에는 항상 노래를 듣고 있습니다. 노래 들으며 혹은 수다 떨며 밤 산책도 즐깁니다.

마을 소모임에도 자주 나가는데, 강북여성주의 ‘문’ 활동에 참여하거나 학교 도서관과 카페에서 열리는 다양한 책 모임에도 참여합니다. 교사 및 학부모와 이야기를 나누며 에너지를 얻습니다. 가족과의 시간도 중요하게 생각해서 멀리 떨어져 지내는 가족들과 매월 만나 힘을 얻기도 합니다.

Q. 입학을 고민하는 분들에게 꼭 해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교사는 자신의 경험 세계 밖을 학생들에게 보여줄 수 없다고 생각해서, 저는 넓고 다양한 세계를 경험하기 위해 삼각산재미난학교를 선택했습니다. 그후 기대이상으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다채로운 경험을 하고 있습니다. ‘고민하지 말고 지금 당장 선택하세요!’라고 외치고 싶습니다.

우스갯소리처럼 친구들에게 말하는데, 재미난학교를 오기 전이 마치 ‘전생’처럼 느껴져요. 그만큼 저도 많이 성장했습니다. ‘연두’라는 이름처럼 아직도 성장하고 있고 그 과정을 즐기려고 합니다.

‘내가 학생으로서 재미난학교에 다녔으면 얼마나 좋을까?’ 자주 생각하곤 합니다. ‘내가 어렸을 때 재미난학교에 다녔다면 내 삶은 얼마나 달랐을까?’ 상상의 나래를 펼치기도 합니다. 지금 교사로서 이곳에 있어서 내 삶이 얼마나 달라졌는지 떠올려보면, ‘참 다행이다. 참 고맙다’라는 마음이 듭니다. 다시 한 번 더 말씀드린다면 고민하지 말고 지금 당장 선택하세요!

Q. 앞으로의 계획이나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학생들과 함께 하다보면 순간순간 ‘이만큼 컸구나’놀랄 때가 있어요. 한편으로는 학생들을 단순히 가르치는 대상으로 보지 않고, 함께 성장하는 과정에 있는 주체로 보려고 합니다. 성장이 다소 더딘 상태에 있더라도 충분히 기다리는 여유를 지니려 합니다.

학생들을 있는 그대로 존중하고 함께 걷는 교사가 되고 싶습니다. 행복한 순간을 함께 느끼는 사람이고 싶습니다. 끝으로 제가 학교와 마을에서 만나면서 성장할 수 있게 도와준 많은 어른들께 꼭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정말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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